“돈이 많으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는 착각
어릴 적 우리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돈만 많으면 행복할 거야.”
그러나 비탈리 카스넬슨(Vitaliy Katsenelson)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수억 달러를 운용하는 투자회사 IMA의 CEO로,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수많은 부자들과 가까이 지내며 얻은 가장 큰 충격은 **“돈이 많아도 돈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많은 자산가일수록 오히려 더 자주, 더 깊게 돈에 대해 걱정한다.”
실제로 그가 아는 한 자산가는 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 국채에 투자한 후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자고 있었습니다. 돈이 자유를 보장할 거라 믿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던 것이죠.
진짜 부자란 ‘돈을 잊고 사는 사람’
그렇다면 카스넬슨이 말하는 진정한 부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그는 “공기나 물처럼,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상태”를 진정한 부라 정의합니다. 우리는 공기나 물에 대해 매 순간 걱정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돈도 그렇게 느껴지는 상태가 진짜 부유한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찰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자’는 접근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그는 **“돈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이 말해온 바와 일치합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Taleb) 역시 “진짜 부자는 고용인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 했고,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은 “돈은 통제의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이 알려주는 ‘삶의 중심 다시 세우기’
카스넬슨이 말하는 이 태도의 근간에는 바로 **스토아 철학(Stoicism)**이 있습니다.
기원전 3세기, 제논에 의해 시작된 이 철학은 외부 환경보다는 내면의 반응과 태도에 집중합니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통제 이분법’에 있습니다.
▶ 통제할 수 있는 것 vs 통제할 수 없는 것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가치를 둘수록, 우리는 통제력을 잃는다.”
즉, 우리는 자신의 생각, 행동, 선택은 통제할 수 있지만,
타인의 평가, 결과, 외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대부분 그 반대로 살아갑니다. 타인의 인정, 성과, 결과에 집착하면서 감정적으로 소진되고 말죠. 바로 이 점에서 스토아 철학은 현대 사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감정은 막을 수 없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스토아 철학은 감정을 억누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정은 자연스럽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무례하게 굴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가, 혹은 잠시 멈추고 내 가치에 맞는 반응을 선택하는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입니다.
이것이 자기 통제의 힘이며, 비탈리 카스넬슨이 반복 훈련을 통해 얻은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는 그 순간을 ‘스토아 테스트’라고 부르며, 삶의 모든 상황을 철학적 실천의 장으로 바라봅니다.
외적 성취는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우리는 “더 높은 연봉, 더 좋은 집, 더 많은 팔로워”라는 외적 성취에 목을 맵니다. 하지만 이런 성취는 대부분 외부 요인에 좌우되며, 통제할 수 없습니다.
반면, 진정한 삶의 질은 내가 어떤 태도와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서 비롯된다.”
그는 투자자로서도 같은 태도를 지닙니다. 돈을 좇는 대신, 투자 자체를 지적 퍼즐로 생각하며 즐깁니다. 이는 조지 소로스나 하워드 막스 같은 위대한 투자자들이 언급한 ‘철학 있는 투자’와도 궤를 같이합니다.
우리는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가?
비탈리 카스넬슨은 이렇게 묻습니다.
“삶에서 내가 정말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거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가?”
우리는 회사의 프로젝트 결과를 통제할 수 없지만, 그 프로젝트에 진심으로 임하는 자세는 통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바꿀 수 없지만, 그들과 친절하고 정직하게 소통할 수는 있습니다.
결국 삶의 질은 내가 선택한 태도에 달려 있고, 그 태도가 곧 진정한 자유와 부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입니다.
참고 자료
- 비탈리 카스넬슨,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Morgan Housel, The Psychology of Money
- Nassim Taleb, Skin in the Game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단지 돈을 더 벌기 위해 달리는 대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가치를 중심에 두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진짜 부유함은 돈이 아닌, 돈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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